동창들과 함께 찾은 강원도 원주 다락방은 상상했던 거와 다르게 작은 민가에 자리 잡은 시골집이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 보니 곳곳이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특히 나무의 자연미를 그대로 살린 출입문의 손잡이, 폐품을 이용한 예술 조각품, 도자기를 구워 만든 각종 안내표지판, 주인장이 직접 짠 듯한 나무 가구들, 도자기 진열장, 뜰 구석구석 옹기종기 정스럽게 핀 봄꽃들, 서로 배려하고 지탱하며 작은 돌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낮은 담장, 항아리에 심은 키 작은 나무의 연녹빛 잎새들, 항아리가 듬성듬성 박힌 너와지붕, 생긴 그대로 창살의 자연스러움, 정결하고 단순하고 세련되고 어떤 무늬도 없지만 많은 이야기와 그림이 담겨있는 커튼, 손님의 드나듦을 확실히 안내하는 출입문의 삐걱이는 정겨운 소리, 차 마시는 공간의 작은 테이블, 나무 쇼파 그리고 손으로 놓은 수가 너무나 사랑스럽고 귀여운 하얀 쿠션, 직접 구워 만든 커피잔과 전통찻잔, 아름다운 전등 갓, 햇빛이 온통 그대로 내려앉는 툇마루, 그리고 복실이... 복실이 등 한번 쓸어주고 올걸, 난 강아지가 달려드는 것을 아주 싫어해서 일부러 멀리했는데 걔는 진짜 귀여웠다. 정성 가득하고 소탈하고 정갈한 주인아주머니의 밥상도 잊지 못할 것 같다. 전등밑에서 수다 속에 빚은 도자기가 어떤 모양으로 내게 도착할지 궁금하다.